오스트리아 7박 8일 첫 캠핑카 여행 도전 후기, 이동동선, 캠핑사이트 예약, 캠핑장 추천
이번엔 저희가 오스트리아로 8월에 7박 8일간 첫 캠핑카 여행 다녀온 것을 적어보려 합니다. 오스트리아의 대자연을 그대로 만끽하며 '내가 자연을 이렇게 좋아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저희가 어떻게 이동동선을 계획했고, 캠핑사이트는 어떤 어플을 이용해서 예약했는지, 추천해드리고 싶은 캠핑장은 어디인지 자세히 적어보겠습니다.
저희는 오스트리아는 처음으로 가보는 것이었는데요, 게다가 캠핑카도 처음 타보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누군가는 렌터카도 걱정이 돼서 안 하시는 경우가 있겠지만, 저희는 이번이 해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캠핑카 여행이 될 것 같았고, 만약 캠핑카 여행을 한다면 자연이 너무나 이쁘다는 오스트리아에서 꼭 캠핑카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요새 유튜브에 캠핑카로 세계여행을 하시는 유튜버 분들이 많아 저희도 영상을 보며 꿈을 더 키웠던 것 같아요. 금액이 일반 렌터카보다는 훨씬 비쌌지만, 그 만한 가치는 톡톡히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캠핑카 여행의 후기는 아래에서 말씀드릴게요!
일단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저희 추억도 기록하고자 함도 있지만 캠핑카 여행을 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유용한 정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엄청난 지식은 아니겠지만 아무쪼록 저희의 경험이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그럼 이제 저희가 오스트리아에서 7박 8일간 캠핑카 여행을 하며 캠핑을 했던 방법과 장소등을 상세히 적어보겠습니다.
1. 오스트리아 캠핑카 이동 동선
2. 머물렀던 캠핑장 5곳
3. 캠핑사이트 예약 방법 3가지
4. 추천하는 캠핑장 Best3
5. 첫 캠핑카 여행 후기
캠핑카를 저희가 어디서 렌트를 했고, 렌트 방법과 가격, 주유비, 할인방법 등도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제가 작성한 다른 글도 읽어주세요! 자세히 정리했으니 더욱 도움이 되실 겁니다.
오스트리아 캠핑카 이동 동선
우선 오스트리아 어디를 여행할지를 정해야 했는데요, 저희는 그랏츠(Gratz)에서 출발해 반시계방향으로 할슈타드(Hallstatt), 고사우호수(Gosau See), 잘츠부르크(Salzburg), 첼암제(Zell am See), 필라흐(Villach) 이렇게 돌아오기로 계획했습니다. 그라츠에서 출발한 이유는 구글에서 캠핑카 렌트를 검색했을 때 저희가 빌리기로 한 렌터카 업체가 빈, 잘츠부르츠, 그랏츠 이렇게 세 곳에 지점이 있었는데 그중 그랏츠 지점이 제일 저렴하고 이동하기에도 거리가 적당하다고 생각해 결정하게 됐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저희는 그랏츠에서 차량을 픽업/반납하는 예정이어서 잘츠까지 쭉 한 바퀴를 돌아오는 것이었고, 7박 8일간 이동하기에 거리나 시간이 적당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간이 길면 길수록 좋았겠지만요. 너무 좋았거든요. 지도에서 보시면 검은색으로 동그란 숫자를 나타낸 것이 숙소의 위치와 순서입니다. 제가 준비하면서 적어놓은 참고사항들과 고민사항이 그대로 적혀있네요. 꿀팁으로는 다들 아시겠지만 구글 오프라인지도를 다운받아두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가격도 빨간색으로 적어뒀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도 안에서는 핑크색은 이동시간, 파란색은 노란 동그라미 간 이동거리를 대략 적어뒀습니다.
※ 기타 특이사항과 차 배터리 문제 등에 대해 알게 된 점들은 렌터카 대여 방법 글에 적어두었으니 참고해 주세요^^
머물렀던 캠핑장 5곳
Oberwölz
이곳은 저희가 첫날이다 보니 예약을 해둔 곳이었는데요, 바로 옆에 성곽이 있어 구경하기도 좋고 그랏츠에서 가까워서 예약해 둔 캠핑장입니다. 그랏츠에 도착하자마자 차량을 인수받고 이상여부 확인한 뒤 한인마트에서 장보고, 우리에게 익숙한 리들에서 장본 뒤 바로 캠핑장으로 출발했습니다. 너무 어두워지면 캠핑장 사이트를 찾거나 차량 주차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달려 노을 지는 모습을 실컷 보며 산속에 있는 캠핑장에 도착했고, 리셉션은 가장 위쪽에 자리 잡아있던 레스토랑 바로 옆 사무실이었습니다. 이미 어두워서 도착한 바람에 리셉션 찾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레스토랑에 결국 리셉션이 어디냐고 물어보는데 마침 사장님이었네요. 레스토랑이랑 같이 운영하시면서 사실상 리셉션을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 것 같았습니다.
잠가뒀던 리셉션 사무실을 열어 체크인을 해주셨고, 사이트는 우리가 원하는 곳에 자리 잡으면 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캠핑카여서 전기충전하는 곳과 수도공급 위치는 어디냐고 물어보니 친절하고 자세하게 알려주셨어요. 전기공급은 사이트마다 거의 가까이 위치하고 있고, 수도꼭지는 코너 1곳과 여기, 저기 있다면서 지도에 체크해 주셨습니다. 저희는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해서 사이트를 알아보려는데 이미 다른 캠퍼들이 주차를 해둬서 좋은 자리를 잡기는 힘들어 보였고, 손전등을 켜가며 좋은 자리를 찾아다녔더니 가족 캠핑 오신 분 중 한 분이 "뭐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봐주시기도 했습니다. 괜찮다고, 사이트를 찾는 중이다라고 고맙다고 한 뒤 결국 적당한 자리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어요. 캠핑장은 참 조용하게 밤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완전 평화로움과 여유로움 그 자체.
가장 고려한 점은 평평한지, 전기공급과 수도공급이 가까운 거리로 가능한지였습니다. 다행히 전기코드가 닿는 곳에 전기충전이 가능했고, 수도공급도 15보 정도 걸으면 있는 거리에 있어서 잘 사용할 수 있었어요. 모든 사이트가 그 정도 거리였습니다. 일찍 왔다면 더 좋고 경치 좋은 곳에 주차했을 텐데 밤늦게 도착한 데다, 캠핑카 초보 2명이 처음 지내는 밤이라 차에 물 채우는 것부터 전기충전하는 거까지 뭐 하나 잘 되는 게 없었습니다. 주차사이트 겨우 구하니 물이 안 채워지고, 물이 채워지니 전기충전이 안되고.. 산 넘어 산인 느낌. 차량 고장인 줄 알고 다시 그랏츠로 돌아가야 하나 했는데 다시 렌터카 회사에서 제공해 준 캠핑카 설명영상을 꼼꼼히 보고 수정해 본 결과 저희가 문제였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정신없고 힘겨운 첫 캠핑카의 첫날밤을 보냈습니다. 원래 처음은 다 힘들기 마련이잖아요?
화장실은 넓고 깨끗했고, 샤워실과 세탁기까지 있는 곳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새소리와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로 깬 저희는 문을 열었고 초록초록한 자연과 평화로운 캠핑장의 모습이 저희를 반겨주었습니다. 어제의 고생을 보상받는 느낌이었어요. 우선 아침을 간단히 요리해 먹으며 캠핑카 사용법도 익히고, 짧게 머물 수밖에 없는 이 캠핑장의 아침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다른 캠핑장은 예약을 못했기에 일찍 출발해 이용가능한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옆에 있는 성을 구경하지도 못했네요. 성 구경도 하려고 예약했던 건데 말이죠.
Camping Temel
일단 차를 타고 무작정 도착한 이 캠핑장. 유튜버 중 한 분도 이곳을 추천했었고, 구글 평점도 좋아 체크인 시도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도착해 리셉션을 보니 무조건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라고 독일어와 영어로 큼지막하게 써져 있어 포기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물어보자 하고 사장님을 기다렸는데, 전기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는 숏컷 여자분이 맨발로 오셔서 체크인을 물어보셨습니다. 바로 사장님이었습니다. 저는 '예약을 못하고 와서 죄송합니다. 혹시 1-2박 머물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고 사장님은 '원래 예약하고 와야 하는 곳인데 다행히 마지막 사이트 하나가 있어서 해드릴게요. 1박할 거예요 2박 할 거예요?' 하시는 게 아닌가요? 저는 너무 감사하다고 하며 이틀 하겠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사장님을 기다리면서 캠핑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 전경도 너무나 이쁘고, 사람들도 너무나 평온해 보이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특히 사장님이 이곳에 애정을 많이 붓는구나를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2박을 하기로 결정하고 체크인 문서를 작성했습니다. 이름, 주소, 며칠 지낼 건지, 차량번호, 여권번호 등을 적고 결제는 마지막날에 현금으로 하기로 하고 전기자전거로 앞에서 길을 안내해 주시는 쿨하면서 귀여운 사장님을 따라 사이트를 안내받고 주차를 했습니다. (마침 현금이 없었는데 아무 때나 주면 된다고 해서 너무 다행이었습니다)
바로 뒤로는 큼지막한 산이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신비해 보이는 산맥들이 보였습니다. 바로 옆 사이트들에 캠핑하고 있는 사람들도 저희에게 먼저 인사해 주며 반겨주었습니다. 한 번 해봤다고 이제는 역할분담을 해서 차양도 치고, 테이블과 의자를 준비하고, 커튼을 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모든 준비를 마쳤어요. 땅이 아주 살짝 경사져서 그게 아쉬웠지만 높낮이 조절은 안 되는 것 같아 그대로 지내기로 했어요.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냄비에 오일을 부으면 한쪽으로 살짝 모이는 정도랄까요. 트렁크에 보니 경사로나 수평조절에 쓰는 물품이 있긴 했는데 굳이 사용하진 않았습니다.
이 캠핑장도 샤워실, 화장실, 세탁기 모두 있었고 아주 깨끗하게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다만 샤워실은 공용으로 3칸밖에 없어 샤워실은 줄을 서야 하는 경우가 있긴 했습니다. 그래도 다들 매너가 좋아 금방 깨끗하게 씻고 나오시더라고요. 여유를 즐기며 한두 번 기다렸습니다. 한국 캠핑장에서는 화장실 같은 곳에 거미줄도 많고 나방도 많고 모기도 많은데, 이곳은 그렇게 산속에 있으면서도 나방이나 모기가 없더라고요. 너무 깔끔하고 좋았습니다. 사장님이 관리를 잘하는 것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기후가 달라 그런 차이가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요리를 해 먹고, 밤하늘의 별을 감상하는데 어둡고 하늘이 맑으니 별이 참 많이 보였습니다. 은하수 같은 것도 보였고요. 2박 하는 내내 밤하늘 감상은 빠짐없이 했습니다. 오는 길에 장을 봐왔기 때문에 감바스도 해 먹고, 와인도 마시며 캠핑을 즐겼습니다.
다음날은 반대편 사이트도 구경 갔는데 경치는 좀 달라도 그 경치가 아름다운 건 같았습니다. 이 캠핑장은 안 왔으면 후회했겠다 싶더라고요. 인기 많은 이유를 알겠는 이곳. 그리고 저희는 테이블과 의자만 남겨둔 채 차량을 타고 고사우 호수와 할슈타드를 다녀왔습니다. 당일치기하기 딱 좋은 곳들이었습니다. 다들 그렇게 장박 하면서 주변 여행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자전거를 많이들 갖고 다니던데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고사우는 주차장도 많고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할슈타드는 캠핑카가 주차가능한 곳도 시내에는 한 곳 밖에 없어 한국만큼의 주차난을 경험했습니다. 결국 왔다 갔다 주변 구경만 하고 온 할슈타드네요. 사람이 엄청 많더라고요.
시내에서 현금을 인출해 미리 사장님께 결제를 했고, 2박을 마치고 떠나는 날엔 입구 쪽에 있는 수도공급장소에서 물충전과 폐수처리를 한 번에 마치고 다른 캠퍼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여행이 잘 되길 빌며 잘츠부르크로 이동했습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떠나기 아쉬웠던 테멜 캠핑장이었습니다.
Reisemobil
이번 장소도 예약을 안 했기 때문에 어플로 알아본 장소인 이 캠핑장으로 일단 왔습니다. 여긴 잘츠부르크 시내 부근 캠핑카 전용 주차장이었는데요, 여자 사장님이 리셉션 앞에서 사람들을 맞이하며 열심히 독일어와 영어를 섞어가시며 설명해 주셨습니다. 다행히 자리가 있었고, 여기 또한 저희가 원하는 사이트를 알아서 잡는 곳이었습니다. 계산은 비닐 팩에 있는 계산종이를 보며 본인이 알아서 날짜 계산하고, 세금계산해 현금을 팩에 넣어 우편통 같은 곳에 넣고 셀프 체크아웃하는 것이었습니다. 참 이런 제도가 운영이 잘 되는 게 볼 때마다 신기한 독일과 오스트리아입니다. 양심에 맡기는 제도.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항상 되는 것 같아요.
저희는 일단 화장실과 수도공급이 편해 보이는 리셉션 근처로 자리 잡았고 이 선택은 아주 좋았습니다. 모든 게 가까웠거든요. 그냥 캠핑카 주차장이다 보니 딱히 더 좋은 자리라거나 그런 건 없어 보였거든요. 리셉션 근처라 시끄러울까 봐 걱정했었지만 밤에도 아주 조용했습니다. 와이파이는 바구니에 있는 잘린 종이들이 비번이었습니다. 잘 터지더라고요. 이곳도 샤워실, 화장실이 넓게 있었고 세탁기가 있어 오랜만에 밀린 빨래를 했습니다. 세제는 사장님께 1-2유로 정도를 주고 샀습니다. 친절하고 너무 좋으셨어요. 동전을 넣어 세탁과 건조를 했는데, 건조효과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도 날이 너무 더워 의자에 두고 말렸는데 1시간도 안 돼서 다 말라 다시 입고 잘츠부르크 시내 구경을 나갔습니다.
캠핑장 바로 앞 시내로 가는 버스정류장이 있어 버스 한 번에 시내구경을 하고 왔습니다. 버스표는 기사님께 구매했어요. 숙소를 잡지 않아도 캠핑카가 있으니 집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참 안정되고 좋았습니다. 게다가 호텔보다 좋은 점은 요리도 직접 해 먹을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오늘도 잘츠부르크 구경 후 간단하게 장을 봐와서 요리를 해 먹고 잤습니다.
Home is where you park it(Brandgut)
첼암제 캠핑장은 미리 예약을 하고 온 곳이었기에 캠핑장에 오기 전에 첼암제 시내를 구경 후 캠핑장에 도착했습니다. 캠핑장 이름은 길게 저렇지만 막상 도착하니 호텔(Brandgut)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었어요. 체크인을 한 뒤 정해진 사이트에 자리를 잡는데, 사이트가 비포장 경사로 위에 있다 보니 큰 위기가 또 한 번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오르막을 잘못 올라 차량 바퀴가 헛바퀴가 돌며 자칫하면 뒤로 넘어가게 될 상황이 된 것이었죠. 위로 올라가지도, 아래로 내려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저희. 도저히 저희 힘으로 안 되겠다 싶어 매니저에게 도움을 청했고, 여자 매니저님이 옷을 갈아입고 나와 같이 고민한 끝에 직접 차량을 운전해서 문제를 해결해 주셨습니다. 정말 저희의 히어로였던 매니저님.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그렇게 어렵게 주차한 그곳인 만큼 경치와 시설은 정말 끝내주었습니다. 경치가 말도 안 되는 곳에서 우리만 있는 듯한 느낌과 여러 동물들(토끼, 양, 소, 민달팽이, 고양이), 놀이시설, 호텔의 화장실과 샤워실, 인피니티풀 등 호텔시설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캠핑장이었습니다. 다만, 전기공급은 따로 안되며 수도공급은 바로 옆 물이 콸콸 나오는 수도꼭지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캠핑사이트였습니다. 이런 것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서로 정말 이제 살았다 하는 느낌으로 잠시 휴식했다가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인피니티풀에서 수영부터 했습니다. 꼬마 한 명은 계속 다이빙 연습을 했는데 너무 귀여웠습니다. 호텔에 머무는 사람들도 하나둘씩 나와 자리 잡고 수영도 하고 책도 읽고 하더군요. 정말 프라이빗하면서도 나만 알고 싶은 그런 장소가 이런 장소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사실 가족이나 제일 친한 친구한테만 알려주고 싶은 곳이었는데, 어느 순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네요.
언덕 위에 딱 하나 있는 벤치에 앉아 파노라마 같이 노을 지는 하늘도 보고, 캠핑카 뒷문을 활짝 열고 침대에서 자기 전까지 밤하늘의 많은 별들까지 모두 감상했습니다. 이 순간과 특별한 이 장소를 오래오래 느끼고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능하다면 1박을 더 하고 싶었지만 인기가 너무 많아 내년까지 예약이 꽉 차있더군요. 아쉬운 맘에 고양이, 토끼, 민달팽이들에게 인사하며 조금 더 머물다가 이동했습니다.
Seecamping Mentl am Ossiacher See
마지막 2박을 어디서 머물지 한참 고민했던 저희는 테멜 때처럼 한번 도전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필라흐에 위치한 이곳 캠핑장을 첫 타자로 방문했습니다. 구글평점이 좋고 그랏츠와도 거리가 괜찮다 싶어 왔는데, 들어오자마자 느껴지는 캠핑장의 분위기는 정말 조그만 동네 같은 느낌이었고, 너무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여기저기 앉아서 웃는 얼굴로 대화하고 있는 사람들과 아이들의 웃음소리. 여기서 그냥 2박을 다 해버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리셉션을 갔고, 체크인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예약을 안 했고 혹시 2박 가능한지 물어봤고 직원들은 정말 친절하게 안내해 줬습니다. 2박 가능하고, 현재 가능한 사이트는 여기 여기라며 체크해 줬습니다. 이곳은 사이트를 제가 직접 보며 결정한 뒤 본격 체크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비가 내렸지만 비를 맞아가면서도 여기저기 직접 발로 뛰어보며 가장 넓어 보이고 호숫가와 가까운 사이트를 결정하고 체크인을 했습니다. 여긴 사이트 크기 때문에 차량 길이를 물어보더라고요. 차량이 크신 분들은 사이트 이용이 힘드실 테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체크인 종이를 작성 후 지도와 와이파이 비번 등을 받은 뒤 리셉션 근처에서 계속 대기 중이던 저희 차를 타고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도 결제는 체크아웃할 때 하는 곳이었습니다. 기본 사이트 요금 외에 전기와 수도는 내가 쓰는 만큼 결제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호숫가가 바로 앞에 있어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많이 와서 물놀이를 참 많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희도 여기서 지내는 내내 수영복 생활을 한 것 같아요. 날씨도 덥고 물놀이하기 딱인 곳이었습니다. sup도 대여가 가능해서 외국 호수에서 수영도 하고 sup도 타는 버킷리스트를 이룰 수 있었어요. 대여비는 체크아웃할 때 결제하는 걸로 하면 됐습니다. 정말 친절하고 편리하더라고요. 물을 좋아하는 저는 여기보다 좋은 캠핑장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값은 이용했던 다른 곳들 보다는 나가는 곳이었지만, 전혀 아깝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마지막 날 체크아웃하기 전 차량도 깨끗이 비워야 하기에 청소하고, 오물처리, 폐수처리와 물통까지 싹 비운 뒤 나왔습니다. 시설이 워낙 잘 되어 있는 곳이라 마지막으로 이용하기에도 정말 좋았던 곳이었습니다. 저희에겐 모든 것이 완벽했던 캠핑장. 유튜브에 캠핑장 소개로 출연하셨던 주인아주머니도 너무 러블리하시고 순찰 돌기 전 저희와 마주쳐 이야기도 잠깐 나눴는데 너무나 좋은 대화였습니다. 캠핑에 대한 애정을 많이 갖고 계시는 듯한 느낌에 나도 저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곤 했습니다.
캠핑사이트 예약 방법 3가지
캠핑카를 타며 캠핑장을 예약할 수 있는 방법은 개인적인 생각으로 아래와 같이 크게 3가지로 나눠지는 것 같습니다. 미리 예약을 하면 제일 좋겠지만, 일정이 아직 확실하지 않거나 예약이 3일 이상 해야 하거나 불가한 곳은 직접 방문해서 확인하는 것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1) 어플로 예약하는 방법
2) 구글 검색 후 홈페이지 직접 예약
3) 직접 방문
어플로 예약하는 방법
먼저 어플로 예약하는 방법으로는 추천해드리고 싶은 어플이 있는데요, 파크포나잇(Park4night)과 로드서퍼스팟캠핑사이트(Roadsurfer spots campsites )입니다. 파킹포나잇은 아마 유명할 거예요. 제가 위에 Reisemobil을 예약했던 곳이 파킹포나잇이라는 어플을 이용해 방문했던 것인데, 캠핑카를 주차하고 캠핑까지 지낼 수 있는 곳을 나타내줍니다. 다만 예약이 따로 되는 것은 아니라 위치와 가격, 시설, 후기 등을 확인 후 직접 가서 체크인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로스퍼서스팟은 제가 렌트를 한 업체에서 만든 어플인데요, 생긴 지는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많은 캠핑장이 등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꽤나 저렴한 캠핑장이 많으며, 위에 home is where you park it이라는 좋은 캠핑장을 예약할 수 있었던 어플이었습니다. 게다가 로드서퍼 렌터카 회사에서 10% 할인쿠폰을 구매하면 이 어플에서 10%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할 수 있었기에 다운로드하여 사용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프라이빗하며 아직 알려지지 않은 장소도 많이 등록되어 있는 것 같더라고요. 다만 저렴한 만큼 전기공급이나 수도공급이 어려운 곳들이 많으니 필요한 부분은 꼼꼼히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홈페이지 직접 예약
구글지도에 camping을 검색하면 빨간색 표시로 캠핑장이 표시됩니다. 그럼 각각 클릭해 평점이나 후기, 홈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위치, 가격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예약 조건들이 조금씩 다른 경우들도 있습니다. 3박, 4박 이상을 해야 한다거나 하는 조건이 있는 경우가 꽤나 많습니다. 그리고 많은 캠핑장이 동일한 예약프로그램을 이용하며 자동화가 많이 되어 있더라고요. 차량 종류, 사이트 종류 등 분류를 클릭하다 보면 계산되는 금액과 예약 가능한 사이트가 확인되면서 결제까지 이뤄지는 경우입니다.
직접 방문
저희가 의도치 않게 자주 이용했던 방법입니다. 사실 루트가 정확히 정해지지 않아서 일단 상황에 맞춰 이동해 보자 하는 생각으로 갔고, 운이 좋았던 건지 성수기가 끝났던 건지 직접 방문을 시도했을 때 모두 성공을 했네요. 일단 구글지도로 홈페이지를 확인하거나, 어플로 평점이나 가격등을 확인 후 리셉션에 가서 가능여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가격은 미리 예약과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추천하는 캠핑장 Best 3
제가 오스트리아에서 직접 가본 총 5개의 캠핑장 중 베스트 3을 뽑자면, 첫째로는 Seecamping Mentl am Ossiacher See을 뽑고 싶습니다. 호숫가와 없는 게 없는 시설과 청결, 캠핑러들과의 조화되는 모습, 항상 밤마다 순찰을 도시는 주인아주머니 부부. 오스트리아에서 캠핑카 여행을 하는 모습을 상상했을 때 그렸던 것들을 모두 할 수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둘째로는, Camping Temel입니다. 이곳은 한눈에 펼쳐지는 캠핑장의 모습과 주변의 전경이 오스트리아가 이렇단다! 하며 보여주는 곳 같아서 너무나 좋았던 곳입니다. 물론 가격도 매우 합리적이었고요. 이곳도 사장님이 아주 관리를 잘하는 곳이어서 더욱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는, Home is where you park it(Brandgut)입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제일 기억에 남고 좋은 곳이었지만 전기공급이 안 되는 곳으로 결국 3위가 되었네요. 하지만, 광활한 전경, 자연에 만들어진 놀이시설, 호텔의 인피니티풀과 화장실, 샤워실 그리고 여기저기 있는 동물들, 프라이빗하면서 진짜 캠핑카 여행을 제대로 하는 듯한 느낌을 물씬 준 곳이기에 사실 예약이 가능하다면 무조건 한 번은 가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곳입니다. 그냥 차를 타고 brandgut호텔에서 머무는 것도 사실 캠핑 느낌은 안 나지만 그곳을 느끼기에는 충분할 듯합니다.
첫 캠핑카 여행 후기
처음으로 캠핑카 여행을 하며 준비할 때 어떻게 했는지, 막상 여행을 시작하며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여행을 하고 나서 어떤 기분이었는지 등 기억을 더듬어 후기를 적어보았습니다.
준비과정
캠핑카를 한국에서도 못 타본 사람이 처음 가보는 오스트리아라는 곳에서 자연이 정말 끝내준다는 말만 믿고 무작정 캠핑카 여행도전을 해봤습니다. 그래서 미리 몇 달 전에 렌터카 업체를 선정해 캠핑카 예약까지 마치고 선결제, 잔금결제까지 모두 마치고 떠났죠. 두렵기도 하면서 너무 설렜습니다. 그래서 여행날짜가 다가올수록 유튜브에 캠핑카 여행을 쳐보고, 캠핑카 사용방법을 카페 등에서 정보를 얻으며 준비했습니다. 사실 준비를 많이 한 편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그렇게나마 준비하고 공부해 뒀던 것이 실제 캠핑카를 빌려 이용하는 데 있어서 조금이나마 빠르게 이해하고 대처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캠핑을 다녔던 것도 도움이 됐고요. 다행히 오스트리아의 도로들은 한국과 비슷했고, 표지판 등도 가시성 있고 이해도가 높게 잘 되어 있었습니다. 운전하는 데는 높이가 신경 쓰이는 것 말고는 크게 다를 건 없었던 것 같아요. 아, 물건들이 차량 이동 중 쏟아지거나 움직이지 않도록 항상 고정해 두며 확인하고 출발했던 게 습관이 드는 건 재밌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준비하면서 오스트리아 고속도로는 비넷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 부분이 가장 걱정이었는데요, 렌터카에 문의하니 차량에 비넷이 이미 붙여져 있어서 그 부분은 신경 안 쓰고 돌아다녀도 된다고 했습니다. 아주 맘이 놓이더라고요.
여행 시작
오스트리아 캠핑장 여행을 하며 현금이 필수라는 것도 많이 느꼈습니다. 결제가 대부분 현금인 곳이 많았습니다. 세탁 한 번이라도 하려면 또 현금이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독일어를 알면 더욱 재밌는 여행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캠핑장에 있는 사람들과 독일어로 인사도 해보고 대화도 나눠보고, 표지판이나 안내판들이 독일어로 되어있어 읽어도 보고 하는 재미가 있거든요.
또한, 캠핑장들이 모두 대체적으로 깨끗하다는 것이었어요. 생각보다 모기나 벌레가 없었습니다. 렌터카에서 서비스로 벌레퇴치약도 주었는데 한 번도 쓸 일이 없었습니다. 그게 정말 오스트리아에서 캠핑카여행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이었던 것 같아요. 한국 가서도 캠핑카 하나 구해서 열심히 구석구석 다니고 싶다고 많이 생각했지만, 막상 모기 때문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워낙에 오스트리아에서 캠핑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도로에 캠핑카를 많이 볼 수 있었고, 주차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주차장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주차비도 유럽 답게 양심에 맡겨진 결제방법입니다. 캠핑카라고 더 비싸거나 한 건 없더라고요.
오스트리아는 인터넷도 생각보다 너무 잘 터졌습니다. 깊은 산골짜기 캠핑장 아닌 한 인터넷은 다 빵빵하게 잘 터졌습니다. 인터넷 잘 안 터질까 봐 걱정하고 갔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고 생각 들었습니다.
여행 종료
누군가는 캠핑카 여행 절대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다 환상일 뿐 힘든 것 투성이랍니다. 사실 그 말도 맞았어요. 그래도 저희는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뭐든 장단점이 있고, 저희는 장점을 보기로 선택하고 기대해 본 것입니다. 첫날에 캠핑카 사용법을 몰라 정말 당황하며 애를 먹고, 이렇게나 무거운 차의 바퀴가 경사로에서 헛도니 두렵기도 했고, 물 떠서 충전시키느라 고생도 하고, 좁은 공간에서 요리하느라 샤워하느라 비좁기도 하고, 날 더운 날엔 찜통 같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오스트리아에서의 캠핑카 여행은 정말로 절대 후회 없는 여행이었습니다.
이미 갖춰진 내 집을 갖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지낸다는 게 안정감도 들었고, 그곳에서 만나는 같은 입장의 사람들과 서로의 여행을 배려하고 축복해 주는 분위기, 여러 어려움에서도 같이 헤쳐나가며 켵켵이 쌓이는 소중한 경험들과 추억, 많은 걸 가지지도 남들보다 좋은 걸 딱히 가지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나만의 방식으로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여느 여행을 하면서도 쉽게 느낄 수 없는 경험들이었습니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었죠.
단순히 캠핑카를 이용한 여행이지만 7박 8일간 겪었던 다양한 경험으로 인해 나라는 사람과 서로를 더욱 알게 되고,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경험을 얻은 것 같아 앞으로의 삶이 더욱 기대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른 것도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쉽지 않다는 캠핑카 여행을 잘 해냈다는 뿌듯함도 얻었습니다. 말도 못 하게 아름다운 전경들과 그 속에 있던 우리들이 찍혀있는 많은 사진과 동영상은 덤이고요. 지나가다 이쁜 호수가 있으면 차를 멈춰 세우고 화장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뒤 호수에서 수영도 하고 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는 캠핑카 여행을 관심 있으시다면 두려워하시기보다 한 번쯤은 일단 해보시는 걸 적극 추천드립니다. (대신 항상 차량 높이는 신경 써주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