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2박 3일 런던 여행 2일차(대관식 축구 토트넘 손흥민 직관 티켓구매 방법 좌석 후기)
오늘은 영국의 70년 만의 대관식이자 우리의 첫 토트넘 경기 직관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아주아주 중요한 날! 런던에서의 둘째 날 일정과 토트넘 손흥민 경기를 직관한 후기, 현장에서 티켓을 어떻게 구매했는지, 좌석은 어땠는지 한번 정리해 봤습니다. 저희는 토트넘 시즌권을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현장으로 무작정 가보기로 했어요.
아침 일찍 부지런히 일어나 런던 중심가로 출발했습니다. 영국 답게 추적추적 보슬비가 내렸지만 우리에게 날씨 따윈 중요하지 않아요! 모자 쓰고 우산 챙기면 끝! 오전 10시 반에 대관식 행차가 시작하는 일정이었고, 토트넘 경기는 15시에 시작하는 일정이라 짧게나마 대관식을 구경하고 바로 토트넘 홈구장인 토트넘 핫스폿 스타디움(Tottenham Hotspur Stadium)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영국 런던 여행 일정
2일 차 : 피카딜리 서커스역 부근 - 대관식 구경 - 점심 - 토트넘 경기 직관(빨간 동그라미 표시지역) - 저녁 먹기
2일 차는 거의 토트넘 경기를 보는 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전에 찰스 3세의 대관식이 있지만, 이동시간을 포함하면 경기시간에 맞출 수가 없어 거의 기대는 하지 않고 구경만 잠깐 하고 이동하기로 계획했습니다.
대관식 구경
조금이라도 봐볼까 해서 피카딜리역에서 내려 걸어가 보려고 했는데, 이미 동선이 다 막혀있었습니다. 펜스 자체도 너무 부잣집 돌담처럼 높아가지고 아예 눈곱만큼도 안보였어요. 사람들은 바글바글하고, 우린 길도 잃어 그냥 좀비처럼 사람들만 따라 정처 없이 걸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어떻게든 보려고 했었지만 그건 불가능이었어요. 당일에 현장에서 동영상을 찍어봤던 것을 영상으로 간단하게 만들어봤는데 현장 분위기가 모두 담기진 않았지만 사람이 엄청 많았다는 건 알 수 있습니다. 아래의 영상은 처음으로 만든 거라 퀄리티가 부족하지만 추억으로 남겨봤습니다.
결국 포기하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쇼윈도에 있는 티브이로 대관식을 볼 수 있었어요. 역시 큰 행사는 화질 좋은 티브이가 최고네요. 옆에 같이 서서 티브이 보는 영국인들도 있었는데 한 건 대관식을 즐길 준비를 하고 오신 거 같은데 우리랑 같이 길거리 티브이신세였어요. 왠지 안쓰러웠습니다. 빨강으로 드레스 코드도 맞춰오셨는데 티브이에서 눈을 못 떼시는 두 분.
오전 11시 정도밖에 안 된 시간이라 문 연 식당이 없어서 먹고 싶었던 피시 앤 칩스 맛집은 건너뛰고 브런치 카페로 향했습니다. 경기장으로 가기 위한 버스정류장에서 웬만하면 멀지 않은 곳으로 이동했어요. Salt & pepper라는 집에서 먹었는데, 현지 사람들도 많이 와서 먹는 듯해 보였어요. 왠지 로컬 맛집 같은 느낌. 서비스도 좋고 괜찮았습니다. 오믈렛과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를 맛있게 먹고 커피까지 마신 뒤 경기장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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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셋이서 먹으니 아침 브런치 값만 해도 47.69파운드가 나왔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영국 물가죠. 게다가 항상 서비스값까지 붙으니 더 나오는 거 같아요. 커피 한잔 값보다 더 비싼 값이 서비스값으로 나가버리네요. 맛있게 먹었지만 왠지 이런 돈은 아깝게만 느껴집니다.
Tottenham Hotspur Stadium 이동
우리는 지하철(underground)과 버스를 타고 토트넘 홈구장으로 이동했는데, 생각보다 긴 여정이었습니다.
어디서 내려서 무슨 버스를 타고 간 건지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구글 맵이 알려주는 대로 이동했어요. 가는데 한 시간 반은 걸린 것 같아요. 막판 버스에서는 좀 졸았던 것 같아요. 홈구장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꽤나 몰리고 있었어요. 여기저기 토트넘 굿즈를 팔고 있었고, 우린 먼저 토트넘 샵부터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친구가 토트넘 유니폼을 구매하겠다고 해서 같이 구경하는데 확실히 손흥민 옷이 제일 많았고, 한국인들이 너무 많아 한국인줄 알았어요. 그동안 영국에서 못 본 한국인들을 여기서 다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우린 설레면서 옷구경만 하고 나왔습니다.
티켓 구매 방법
친구는 '마이리얼트립' 어플을 통해 토트넘 vs크리스털팰리스 경기 티켓을 구매해 왔지만(20만 원 상당), 우리는 티켓을 구매를 안 했습니다. 크게 볼 생각은 없었는데 막상 와보니 너무 보고 싶었어요. 토트넘은 시즌 멤버십(약 50파운드 상당/8만 원 대)을 구매한 뒤 해당 경기 티켓을 구매해야 하는데, 우린 시즌 경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시즌권은 구매 안 하기로 했기에 티켓을 구매할 수가 없었습니다. 경기티켓까지 구매하면 아마 20만 원은 안될 거로 예상합니다.
그래서 저희 방법은.. 사실 현장에서 구매하는 것이었어요. 현장 티켓 판매하는 곳은 따로 없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유니폼 사느라 결제 대기줄에 서있는 동안 우리는 티켓구매를 알아보기로 했어요. 같이 팔짱 끼고 티켓을 팔만할 사람이 없나 둘러보는데 경찰이나 경기 직원들이 주변에 많기 때문에 없으려나 싶은 찰나, 갑자기 누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흑인 한 명이었는데, 우리에게 " 두유원트 티켓?, 티켓?" 이러길래 이때다 싶어 바로 "예스"라고 하며 딜을 시작했습니다. 티켓 2장 있냐고 했더니 엄청 반기며 예스! 딱 2장 있다고 했어요. 아마 오늘 이 분의 할당량이었던 것 같아 보였어요. 2장에 210파운드를 얘기하길래, 200파운드는 어떠냐고 했는데 그건 안된다고 했습니다. 대신 205파운드(1인당 약 17만 원)에 하자고. 더 이상은 안된다고 했어요. 우리도 사실 그 정도면 구매하자고 하고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오케이! 하고 "자리는 어디야? 괜찮아?" 물었더니 자리는 괜찮고 만약 사람이 없다면 어디든지 앉아서 봐도 되니 그건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하더군요. "티켓은 어떻게 우리가 받을 것이며, 티켓에 문제가 없는지 우리가 어떻게 믿지?"라고 물으니 이미 예상한 반응이라는 것처럼 왓츠앱으로 자기 번호를 저장하면 자기가 큐알코드로 된 티켓을 사진으로 전송해 준 다고 했어요. 그럼 1명이 들어가서 이상 없다는 게 확인되면 돈을 주고 나까지 입장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럼 내 티켓이 문제가 있으면 어떡해?"라고 했더니 그건 자기가 입장할 때까지 같이 있어 줄 테니 믿고 오라고 했어요.
이 정도면 믿을 수 있겠다 싶어(예전에도 이렇게 구매한 적이 있어서 대충 느낌이 왔습니다), 그래서 또 한 번 오케이!! 하고 1명이 먼저 입장하고 저에게 저 멀리 전화로 이상 없다는 걸 확인시켜 줬고, 저는 바로 atm에서 현금으로 뽑아 그분에게 주고 같이 입장구역으로 이동했습니다. 같이 일행인 척하며 대기줄에 서서 있었고, 내가 입장할 때쯤 갑자기 바쁘게 전화하는 척을 하면서 슬쩍 뒤로 빠지기 시작했고, 내가 이상 없이 통과되자 서로 눈인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나중에 보니 왓츠앱으로 톡이 와있었는데 "거봐 이상 없지?"라고 와있어서 나름 재밌는 추억으로 남게 됐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무사히 경기장에 입장했고,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장을 구경했습니다. 다들 맥주를 마시며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는 경기장 구경을 하며 자리로 이동했습니다. 저희 자리는 역시나 제일 저렴한 가격으로 맨 끝 위여서 5층까지 이동했어요. 역시 자리는 좋지 않았습니다. 마이리얼트립으로 구매한 친구도 가운데 뷰로 젤 윗자리여서 뷰는 나쁘지 않았지만 너무 위쪽이라 아쉬워 보였습니다. 저희는 골대뒤쪽 맨 위 자리였지만 남는 자리에서 같이 보기로 하고 가운데 뷰에서 계속 관람을 하기로 했어요. 대관식 날이기도 하고, 그리 빅경기는 아니기에 그걸 기대하고 말입니다.
아무리 빈 공간이라도 서서 볼 수는 없었고, 나폴리보다 영국은 꽤나 안전사항이나 규제가 확실한 것 같아 보였어요. 다행히 3자리 이상으로 빈자리들이 있어 안전요원들이 물어볼까 봐 조마조마했지만 주인 없는 자리에서 끝까지 앉아 좋은 뷰로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토트넘 경기장은 시설도 새것이라 깔끔하고 좋고, 뷰가 너무 좋아요. 어디 앉아도 잘 보일 것 같은 경기장 뷰.
좌석 후기
저희 좌석은 중계석 바로 왼쪽 구역이었는데 아래쪽이 바로 vip 좌석이었던 것 같아요. 밑을 보니 영화관 좌석처럼 되어있는 걸 보니 딱 봐도 좋은 자리들이었습니다. 그런 구역 바로 위쪽이니 아무래도 위치가 좋을 수밖에. 나중에 티켓구매하면서 자리 예약하면 이쪽으로 해야지 싶었어요. 506 출입구에 200번 초반대. 200번 자리부터가 아마 중계석 쪽부터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의 잘린 우측 좌석 구역 부분이 아마 200-215인 거 같은데 중계석 바로 왼쪽 구역이었습니다. 티켓 예매하실 때 이 부분 꼭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마 지금 내가 서있는 곳보다는 조금 비쌀 것 같긴 한데 다음에도 이쪽으로 자리를 잡기를 바라며..!(손흥민 선수가 계속 토트넘에 남는다는 가정하에...) 흥분되는 마음으로 경기장 사진도 찍고, 인증사진도 찍고, 손흥민 선수가 몸 푸는 것부터 경기하는 장면까지 놓치는 거 하나 없이 정말 알차고 재미나게 보고 왔어요.
크리스털팰리스와의 경기는 1:0으로 토트넘 승으로 끝났어요. 오랜만의 토트넘의 승리!! 헤리케인이 1골을 득점하고, 쏘니도 한골을 노렸었지만 1:1 찬스에서 아쉽게 골키퍼가 선방하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너무나 아쉬웠어요. 왠지 슬퍼 보였던 쏘니. 그래도 손흥민의 경기를 직관한 것은 인생에서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아요. 10년 전에 전성기였던 호날두 경기를 직관했던 것도 몇 년 동안 자랑거리로 사골 우려먹듯 써먹었는데, 손흥민 선수의 경기는 더 자랑스럽고 영광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나니 모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기차를 타는 데 인파가 너무 많아 한참 서서 대기를 했어요. 비만 안 왔다면 좀 더 걸어가서 다른 걸 타거나 했을 텐데 그냥 기다려서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인원이 너무 많으니 역사 밖에서 부터 인원을 통제하느라 바깥에 많이 몰려있었던 것 같아요. 웬만하면 경기 끝나자마자 튀어가거나 아예 늦게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여기서 꿀팁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기차 티켓을 구매할 필요가 없었어요. 그냥 줄줄이 입장하고 줄줄이 내렸습니다. 들어갈 때도 카드 찍지 말라고 그러고, 나갈 때도 그냥 쪽문 쪽으로 나갔어요. 아무래도 경기티켓이 있으면 그냥 패스시켜 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희는 숙소 근처 피시 앤 칩스 맛집이 있다길래 그쪽으로 바로 이동했고, 정말 너무너무너무 맛있게 배부르게 잘 먹고 숙소로 들어왔습니다.
진짜 로컬맛집답게 이래서 평점이 좋았구나 싶었습니다.
2일 차 경비(2인)
브런치 | 31.79파운드 |
토트넘티켓 | 205파운드 |
피시 앤 칩스 | 52.64파운드 |
총 289.43파운드
한화 486,242원 (1680원 환율)
아주 잊지 못할 하루를 보낸 날이었습니다. 게다가 런던에서 친구와 함께 더욱 특별한 하루를 보낸 것 같아 너무 행복했습니다.